만년 꼴찌 페퍼저축 대이변 개막전서 우승 후보 도로공사 제압

만년 꼴찌 페퍼저축 대이변 개막전서 우승 후보 도로공사 제압

여자 프로배구 V리그가 시즌 시작부터 대이변으로 뜨겁게 달아올랐다. 4시즌 연속 최하위에 머물렀던 페퍼저축은행이 강력한 우승 후보 한국도로공사를 개막전에서 격파하는 기적을 연출했다.

외국인 에이스 없이 이뤄낸 값진 승리

페퍼저축은행은 21일 광주 페퍼스타디움에서 열린 2025-2026 V리그 홈 개막전에서 도로공사와 5세트까지 가는 대혈투를 벌였다. 그 결과 세트 스코어 3-2 (25-23 17-25 25-20 15-25 15-13)로 짜릿한 승리를 거뒀다. 이 승리가 더욱 놀라운 것은 새 외국인 선수 조이가 부상으로 결장한 가운데 이뤄낸 성과이기 때문이다.

모두의 예상을 뒤엎고 토종 선수들이 에이스의 공백을 완벽하게 메웠다. 아웃사이드 히터 박은서가 양 팀 최다인 24점을 폭발시키며 공격을 이끌었고 일본 국가대표 출신 미들블로커 시마무라가 블로킹 3개를 포함해 19점을 올리며 중앙에서 맹활약했다.

한 세트씩 주고받은 롤러코스터 혈투

경기는 그야말로 시소게임이었다. 페퍼저축은행이 1세트를 25-23으로 먼저 가져가며 기선을 제압했다. 그러자 도로공사가 2세트를 25-17로 가볍게 따내며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3세트를 페퍼가 25-20으로 다시 가져오며 앞서가자 도로공사는 4세트를 25-15라는 압도적인 점수 차로 승리하며 승부를 마지막 5세트로 끌고 갔다.

승부를 결정지은 박은서의 마지막 블로킹

운명의 5세트 12-12 팽팽한 균형이 이어지던 순간 페퍼저축은행의 저력이 빛났다. 박은서의 결정적인 블로킹과 도로공사 에이스 강소휘의 공격 범실이 연달아 나오며 14-12 매치 포인트를 잡았다. 도로공사가 김세빈의 블로킹으로 14-13까지 추격했지만 마지막 순간 영웅은 또다시 박은서였다. 박은서가 상대 주포 강소휘의 강력한 스파이크를 완벽하게 가로막으며 길고 길었던 승부에 마침표를 찍었다.

우승 후보들의 연이은 격침 혼돈의 V리그

지난 4시즌 동안 최하위에 머물렀던 페퍼저축은행은 가장 극적인 승리로 새 시즌을 기분 좋게 출발했다. 한편 앞서 19일 열린 경기에서도 또 다른 우승 후보 IBK기업은행이 GS칼텍스에 1-3으로 패하는 이변이 발생했다. 시즌 초반부터 강력한 우승 후보들이 연달아 격파당하면서 V리그 여자부는 그 어느 때보다 치열한 혼돈의 순위 싸움을 예고했다.